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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였죠. 매일 저에게 배달되는 수많은 뉴스레터가 일제히 클럽하우스를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불과 한 달 만에 국내 사용자가 20만 명에 육박하고, 브런치에 관련 글이 무려 640여 개가 올라왔다고 합니다. 이렇게 핫하다고 하니 안 써볼 수 없겠죠? 지금부터 스튜디오닷 미나의 ‘클하’ 체험기 시작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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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앱을 다운받는 순간부터 스트레스였습니다.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는 마케터이지만 천성이 낯을 가리고, 나이가 들면서 새로운 것이 마냥 흥분되지만은 않는 터라서요.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본 ‘클하’는 너무 쉬워서 깜짝 놀랐습니다. 인터페이스가 심플하고 직관적이어서 음성 기반 SNS 기능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허용치 않겠다는 결연함마저도 느껴졌죠. 누구나 손쉽게 방을 만들 수 있고, 유저 액션이라고는 손을 흔들어 말하거나 그냥 듣는 것뿐입니다. 의외로 소셜 기능이 핵심이 아닌 듯 했습니다. 굳이 관계를 맺지 않아도 관심사에 따라 쉽게 방을 이동할 수 있고, 방을 처음 들어가는 어색함도 나가는 미안함도 전혀 느낄 필요가 없죠. 그렇게 영화방, 와인방을 넘나들며 중독되어 가던 중… 문득 떠올랐습니다! 바로, PC통신의 파란 채팅방이 말이죠!!! 글이 음성으로만 바뀌었을 뿐, 구조와 기능이 매우 흡사합니다. 2021년 전 세계 가장 힙한 최신 서비스에서 1990년대 추억팔이가 웬 말이냐 싶겠지만, 믿지 못하겠다면 직접 사용해보세요. (‘클하’와 PC통신의 공통점은 저만 느낀 건 아닌가 봅니다. ‘클럽하우스 들어가면 인싸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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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개인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고 미디어가 되는 세상이라 ‘클하’의 미래가 더욱 밝아 보이기도 합니다. 다른 소셜 채널에 비해 인간적인 매력을 어필하기가 좋아서 개인을 브랜딩하기에 효과적이니까요. 특히 ‘클하’에서는 모더레이터(PC통신 채팅방의 방장)가 제일 중요한데요. 함께하는 스피커들을 적절하게 조율해 풍부한 대화를 이끌어가는 능력자 모더레이터를 만나면 어느새 제 손가락은 그 사람을 팔로우하고 있습니다. 함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친밀함이 몰려오고, 그 사람의 다음 방도 궁금해집니다. 이렇게 자신만의 스토리를 전하고, 같이 얘기하며 공감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는 ‘클하’만의 매력을 영민하게 활용한 브랜드도 화제였죠. 바로 ‘현대카드방’입니다. 테드정(Ted Chung) 닉네임으로도 유명한 정태영 부회장이 직접 스피커로 참여해 ‘현대카드가 공간을 만드는 이유’와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비하인드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브랜드를 만드는 CEO가 직접 풀어낸 비하인드 스토리라니, 같이 참가했던 리스너들이 현대카드를 얼마나 더 애정하게 되었을지 충분히 상상이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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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광고보다는 구독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초기에는 본연의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건데요, ‘클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여러 단점들과 혹평들이 들리기도 하지만, 아직 채 1년이 안 된 아기 서비스에게 너무 잔인할 필요는 없잖아요. 오늘은 어떤 방, 어떤 사람들과 인간적으로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지? 지금은 예전 PC통신 시절처럼 ‘클하’가 주는 설렘을 즐기고 싶을 뿐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 해보세요. 생각보다 꽤 괜찮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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